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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추계] ‘휴식이 보약’ 위기의 용산을 구출한 이관우

이관우(19, 180cm)가 용산고를 4강으로 이끌었다.

용산고는 18일 전라남도 해남군 우슬체육관에서 열린 제53회 추계 전국남녀 중고농구연맹전 해남대회에서 명지고를 92-76로 꺾었다.

결과는 대승이었지만 용산고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명지고의 에너지 레벨을 바탕으로 한 타이트한 수비에 고전했기 때문. 여기에 용산고 ‘에이스’ 이유진은 명지고의 도움 수비에 어려움을 겪으며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던 용산고는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분위기를 내주며 리드를 허용했다. 경험이 많은 용산고였음에도 더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간 힘든 승부가 예상될 수 있었다. 하지만 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날 용산고를 구출한 선수는 이유진, 김승우, 장혁준도 아닌 이관우였다. 예선 첫 경기만 소화하고 내리 두 경기를 결장했던 이관우가 다시 결선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 경기장 공기를 뒤바꿔냈다.

이관우는 1쿼터에만 3개의 3점슛을 넣으며 이날 20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1쿼터뿐만 아니라 4쿼터 승부처 들어서도 결정적인 스틸과 3점슛을 터뜨리며 승리에 앞장섰다.

경기 후 이관우는 “휘문고와 경기하면서 점프 착지 과정에 무릎을 다쳤다. 물론 지금은 괜찮다”며 몸 상태를 전했다.

용산고에는 공격이 뛰어난 자원들이 많다. 경기 조율과 볼 배급을 우선적으로 바라보는 포인트가드 이관우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관우는 “일단 쉬어서 그런지 몸 상태가 좋았다. 첫 슛도 깔끔하게 들어가서 감이 좋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더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용산고의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면 이유진이 직접 드리블해 하프라인을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 이유진은 장신 포워드임에도 뛰어난 슈팅 능력과 수준급 볼 핸들링을 겸비한 자원이다. 이에 대해 1번 포지션, 이관우의 생각도 들어봤다.

이관우는 “(이)유진이가 볼 핸들링도 좋고 스피드도 빠르다. 그래서 가끔 1번을 맡기고 내가 공격에 치중할 때도 있다. 번갈아가면서 하는 중인데 많은 도움이 된다”며 이유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용산고와 명지고의 결선에서 이세범 코치는 볼 데드 상황 혹은 자유투 상황이 발생하면 수시로 이관우를 호출해 작전을 지시했다. 이관우를 향한 이세범 코치의 주문은 경기 시작부터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이어졌다.

이관우는 “특별한 지시보다는 코치님께서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이나 아쉬웠던 동작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특히나 수비를 많이 강조하셨다”고 했다.

계속해 그는 “코치님은 내 약점을 수비라고 말씀하신다. 끝이 아니다. 스피드도 그렇고 패스도 아쉽다(웃음)”고 미소를 지었다.

해남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모든 선수들은 아직 어리다. 프로가 아니기에 부족한 점이 있으면 노력을 통해 고쳐나가면 된다. 이관우도 이를 잘 알기에, 앞서 언급한 약점을 보완하고 본인만의 무기를 구축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관우는 “수비를 잘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할 때, 하체 위주로 하고 있다. 패스도 팀 훈련뿐만 아니라 개인 연습도 병행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용산고는 올해 연맹회장기, 종별대회, 왕중왕전 총 3관왕에 등극했다. 당연히 추계연맹전도 욕심이 날 터.

이관우는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전국체전까지 섭렵하려면 이 흐름이 끊기면 안 된다(웃음). 하지만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게 최우선이다”며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