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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추계] ´무릎 다치고 발목 꺾여도...´ 부상도 막지 못한 계성고 양종윤의 투지

팀은 패했지만 양종윤(18, 189cm)의 투혼은 박수받아 마땅했다.

계성고는 17일 전라남도 해남군 우슬체육관에서 열린 제53회 추계 전국남녀 중고농구연맹전 해남대회에서 휘문고에 81-93으로 패했다. 승리한 휘문고는 8강으로, 패한 계성고는 해남을 떠났다.

치열한 접전과 명승부의 연속이었다. 계성고는 이제원을 앞세운 휘문고를 상대로 전반전 한때, 21점까지 뒤졌었다. 전력의 양극화가 심한 아마추어 무대에, 더욱 분위기에 동요되는 젊은 선수들이라 20점 차 뒤집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3승으로 결선 무대에 올라온 계성고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계성고의 주축 선수 양종윤의 부상 투혼이 빛났다. 

이날 경기 초반, 양종윤은 바닥에 무릎을 세게 부딪쳐 고통을 호소하며 절뚝였다. 후반엔 볼 경합 과정에서 발목이 꺾이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몸이 자산인 운동선수들이기에, 벤치로 들어가 일정 시간이라도 쉴 법 했다. 그러나 양종윤은 긴급 조치만 취하고 바로 코트로 들어와 선수단을 지휘했다.

전투적으로 림으로 돌진해 골밑 득점, 외곽에서 3점슛을 퍼부으며 계성고의 추격전을 이끌었다. 양종윤의 투혼에 에너지 레벨이 한껏 오른 계성고는 21점의 열세를 동점으로 연결했다.

아쉽게도 역전은 일궈내지 못했다. 번번이 이제원에게 점퍼와 공격 리바운드에 의한 풋백 득점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이날 양종윤은 37분 49초 출전해 21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경기 후 만난 양종윤은 “우리가 준비한 것과 코치님께서 강조하신 부분이 코트에서 나오지 않았다. 점수를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실 이번 대회가 기회라 생각했는데 많이 아쉽다”고 했다.

연이어 양종윤은 “상대 슈터에게 3점슛 허용을 최소화하자고 다 같이 말했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계성고는 동점까지 만들어내며 역전까지 바라봤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마다 최준에게 3점슛을 맞았다.

양종윤은 “경기하는 내내, 이길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코치님께서 포기하지 말자고 말씀하셨고, 우리도 하나로 똘똘 뭉쳐 조금씩 점수를 좁혀냈다.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 진짜 아쉽다”고 했다.

지난 8월에 열렸던 왕중왕전에서도 머리에 붕대를 감고 뛰던 양종윤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승리를 향한 그의 투지는 경기장을 찾아온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양종윤은 “나보다 팀을 위해 경기에 나서고 있다. 또,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내 몸은 내가 잘 안다. 큰 부상은 아닌 것 같아 출전했다”고 했다.

아쉬운 순간도 많았다. 동점 상황에서 역전을 원했던 양종윤은 이지슛을 실패했고, 결국 이는 휘문고의 속공 득점으로 이어졌다. 다시 점수 차가 벌어진 시발점이었다.

양종윤은 “계성고의 팀 컬러인 수비가 잘 안 풀렸다. 막판에 점수를 좁혔을 때, 내가 해결사 역할뿐만 아니라 팀에서 주문한 부분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양종윤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계성고의 추계연맹전은 휘문고에 가로막히며 끝났다. 그러나 그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보여준 끈끈한 팀플레이와 투지는 다음 대회를 기대케 하기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