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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기] 대통령기를 보는 또 다른 묘미, 2부리그

어딘가 모르게 어설프다. 하지만, 풋풋하다. 그래서 더욱 시선이 집중된다.

제43회 대통령기 전국남녀고교농구대회가 11일 경복고등학교 강당에서 개막했다.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서 우승기를 품에 안기 위한 레이스가 본격화된 것이다. 남고부는 14팀, 여고부는 6팀이 열띤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그런데 이번 대회 개요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 가지 색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남고 2부 경기가 열린다는 것이다. 현재 중고농구연맹은 공식적으로 남고 2부리그를 운영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남고 2부라 함은 각 학교의 동아리나 클럽 농구팀을 말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기존 남고부가 철저히 엘리트 농구를 지향한다면, 2부리그는 순수한 아마추어, 동호인 농구의 성격이다.

남고부 경기가 12일부터 치러지는 가운데 이날은 남고 2부 조별리그 3경기가 진행됐다. 이번 대회 남고 2부는 21팀이 A~G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14강 결선 토너먼트를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 이날 송도고, 자양고, 구로고가 첫 승을 거뒀지만, 이들에게 승패는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그저 공식 대회에 참가해 농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기뻐 보였다.

기존 엘리트 농구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 속출했다. 트레블링은 기본이고, 더블 드리블이나 라인 밟기가 빈번히 나왔다. 레이업 슛을 올려놓는 모습에서는 왠지 모르게 어설픔(?)이 느껴졌다. 슛을 쏘자 림에도 닿지 않는, 일명 '에어볼'도 심심찮게 나왔다.

그러나 이를 가지고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붉히거나 고성이 오가는 일은 전혀 없었다. 그렇다. 그들은 순수하게 농구를 즐기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좀 투박하지만, 반칙 후 서로 일으켜 세워주는 모습 같은 동업자 정신은 오히려 기존 엘리트 선수보다 더 뛰어났다.

이러한 2부 경기는 지난해 대통령기 대회서 처음으로 시행된 가운데 올해로 2년째를 맞았다. 아직 관심은 좀 적지만, 농구를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에 관중은 박수갈채를 쏟아냈다. 경기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2부 경기를 두고서 “아직 저변이 약한 게 아쉽지만, 이러한 시도는 상당히 의미가 깊다”고 지적했다.

왜 그럴까. “농구는 원래 협동정신이 강한 스포츠다. 그런데 최근들어 아마추어 농구에서도 때로는 승부욕이 과열돼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우도 허다했다. 2부 경기는 좀 어설퍼도 농구가 주는 묘미를 만끽할 수 있어 색다르다. 오히려 농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은 2부 선수들이 더 뛰어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2부 경기의 저변이 확대된다면 선수들의 협동심은 물론 건전한 여가 생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낸 뒤 "농구협회 차원에서 2부 경기에 대해 좀 더 체계적으로 준비, 및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라는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대통령기 대회의 2부 경기 시도, 출발은 미약했다. 그러나 농구가 주는 본질의 매력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 남고 2부리그가 이번 대회의 또 다른 묘미로 자리잡을 듯하다.  
 

  2011-08-11   경복고/글 김진성 사진 한필상 기자(kkomag@jumpball.co.kr)